‘가슴노출하려고 이렇게 입은게 아니다’…모델 자베리의 드레스코드 숨은 이유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서 이란계 미국 모델인 마흘라가 자베리(33)가 마치 교수형 올가미를 목에 두른 듯한 드레스를 입고 레드카펫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29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 등 외신은 지난 26일 제76회 칸 영화제 주 행사장인 팔레 데 페스티벌에서 모델 마흘라가 자베리(33)가 입은 드레스에 주목했습니다.

언뜻 멀리서 보기에는 평범한 가슴노출 드레스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올가미 가슴가 홀터넥 부분이 올가미로 디자인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드레스의 뒷쪽을 자세히 보면 stop executions(사형을 중단하라)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는데요.

자베리가 올가미 드레스를 입고 칸 영화제에 등장한 이유는 최근 이란 정국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하는데요. 이란에서는 지난해 9월 20대 여대생 마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의문사한 사건을 계기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산발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란에서는 582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으며, 이들 중에는 반정부 시위자들도 포함돼 있다고합니다. 이와 관련해 볼커 튀르크 UN 인권최고대표는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와 비슷하게 올해도 사형 집행이 580건 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가장 심각한 범죄에 대해서만 사형을 허용하는 국제 인권 규범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자베리가 SNS에 영상을 올리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드레스와 영상을 둘러싼 논쟁이 일기 시작했는데요.

패션쇼에 사회적인 문제를 끌어들인 부분과 관련해 “패션 브랜드 홍보를 노렸다”며 비판했고, 다른 이들은 “그럼에도 상징성 있는 시위였다”며 호의적인 입장을 보이는 등 반응이 엇갈렸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 연구소의 마이클 도란은 트위터를 통해 “영화제에서 눈길을 끄는 시위였다. 자베리의 드레스는 이란의 잔인한 처형 문제를 환기했다”라고 호평했고, 이외에도 “국제 영화제 무대를 효과적으로 사용했고 단순하지만 상징적인 디자인의 드레스로 사형 집행에 반대했다. 자베리를 지지한다” 등 자베리의 올가미 드레스 퍼포먼스에 호의적인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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